설차례상 차리기와 차례 지내는 방법…모든 것의 기본은 조상을 섬기는 마음

신지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2/05 [06:55]

설차례상 차리기와 차례 지내는 방법…모든 것의 기본은 조상을 섬기는 마음

신지현 기자 | 입력 : 2019/02/05 [06:55]
▲ 율곡 이이의 '격몽요결'시제 진설도에 준해 구성된 차례상 차림/국립민속박물관     © 모닝투데이


생활 패턴이 변하면서 많은 것도 변해간다
.

여행을 가거나 하는 등의 명절을 보내는가 하면 아직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종교에 따라 다르지만 조상에게 예를 올리는 차례를 지낸다.

차례나 제사는 매년 같은 방법을 되풀이 하지만 집안 큰 어르신이 안계실 경우 항상 헷갈리는 것이 설차례상 차리기와 차례 지내는 방법이다.

설차례상 차리기

설차례상 차리기는 공통적인 법칙을 따르는데 모두가 알고 있는 홍동백서, 어동육서, 조율이시, 좌포우혜, 두동미서가 항상 등장하며 자로 끝나는 생선과 복숭아는 차례상에 올리지 않는다는 것, 향이 강한 마늘과 붉은 색인 고춧가루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정도가 기본이다.

이들은 무엇에 기반을 두고 생겨난 것인지에 따른 의견은 분분하지만 음식의 위치에 대해서는 동양오행에 기반을 둔다는 것이 정설이다.

음양오행에서 양()은 동쪽을 상징하며 색으로는 붉은색이다. 반대로 음()은 서쪽을 상징하며 색으로는 흰색을 뜻한다. 이래서 생긴 것이 홍동백서다.

, 물은 양을 상징하고 땅은 음을 상징하므로 물고기는 동쪽, 육고기는 서쪽에 놓는다.

조율이시(대추, , , )는 조선시대 관직과 관련이 있다.

씨앗이 하나인 대추는 임금을, 한 송이에 세 톨이 들은 밤은 영의정, 우의정, 좌의정을 씨가 여섯 개인 배는 이 호 예 병 형 공 육조를 씨가 여덟 개인 감은 우리나라 팔도를 상징한다.

마늘과 고춧가루는 귀신을 쫓는다는 의미가 있어 사용하지 않으며, ‘자로 끝나는 생선은 저급(低級)한 생선으로 생각해 좋은 음식을 올려야 하는 설차례상에서는 빠졌다.

그렇다면 설차례상에 올려야 하는 음식과 위치는 정해져 있을까.

성균관 자료에 따르면, 문공가례와 제의초, 사례편람, 국조오례 등 예서에는 정확한 음식의 종류는 정해져 있지 않으며 과일의 위치도 정확하게 명시해 놓지 않고 있다.

단지 면(ㆍ국수), (ㆍ고기), (ㆍ구운고기), (ㆍ생선), (ㆍ떡), (ㆍ국), (ㆍ말린 고기 또는 말린 과일), 숙채(熟菜ㆍ익힌 채소), 청장(淸醬(진하지 않은 간장), (ㆍ젓갈), 식해(食醢ㆍ삭힌 음식), 침채(沈菜ㆍ김치), (ㆍ과일)만 등장한다.

특히, 예전에는 지금과 같이 지역별 교류와 냉장시설 등이 좋지 않았기에 각 지역별 특산물을 올리는 예가 많았다.

 

한편, 격몽요결(四礼便览ㆍ율곡 이이) 제례장(祭禮章) 제칠(第七)에서 이이 선생님은 무릇 제사는 사랑하고 공경하는 정성을 극진히 하는 것을 중심으로 삼을 뿐이다. 가난하면 가산의 있고 없음에 맞추어 할 것이요, 병이 있으면 근력을 헤아려 치르되, 재물과 힘이 미칠 수 있는 자는 스스로 마땅히 예법과 같이 해야 할 것이다.(凡祭 主於盡愛敬之誠而已 貧則稱家之有無 疾則量筋力而行之 財力可及者 自當如儀)’라면서 형편에 맞게 차례를 지낼 것을 권하고 있다.

차례 지내는 방법

차례는 가례라 해서 지내는 방법 또한 지역별 또는 각 가정별로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지만 기본적인 예칙이 있다.

성균관 자료에 따르면, 제사는 단위진설(單位陳設:기일에 해당되는 분만 진설)과 양위진설(兩位陳設:기일에 해당되는 분 이외에 배우자도 함께 진설)이 있고 양위진설에도 고비각설(考妣各設)과 고비합설(考妣合設)이 있으나 차례에는 조상님께 새해 첫 음식을 봉양하는 것이기에 이와는 다르다.

그렇다면 차례는?

예전에는 매달 초하루와 보름, 그리고 명절에 지냈는데 지금은 대개 설, 추석 등의 명절날에만 지낸다고 한다.

차례는 돌아가신 조상 가운데 자신으로부터 4(고조)까지 해당하며 5대 이상은 시제의 대상이 된다.

장소는 신주를 모시는 사당이 있을 때는 사당에서 지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대개 대청이나 큰 방에서 지내지만 가옥의 구조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차례 지내는 방법은 국립민속박물관 자료를 참고했다.

차례를 지내려면 3일 전부터 목욕재계해 심신을 청결히 해야 하고, 차례 당일 아침에는 사당과 제청을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집안의 안주인을 중심으로 탕, , 부침 등의 차례 음식을 준비하고, 남자들은 축문, 지방, 꼬치, 제기 등 차례에 필요한 기구들을 준비하는가 하면 고기, 과일 등 차례음식을 장만한다.

차례를 지내는 시간이 되면 제상과 병풍 등 집기를 준비한다. 차례는 기제사와 달리 축문을 읽지 않고 잔을 한 번만 올린다. 이에 반해 기제사는 술을 세 번 올리고, 축을 읽는 것이 크게 다르다.

진설(陳設) : 차례상에 음식을 차린다는 의미로 술잔, 수저, 실과 등 식지 않는 음식을 차린다. 차례는 기제사로 모시는 4대의 조상 모두를 한 자리에 모시고 지내는 제례이므로 대수별로 별도의 상에 따로따로 차려야 한다. 그러나 차례상이 부족할 경우 한 상에 차리되 각기 구분해야 한다.

출주(出主) : 사당이 있는 집에서는 사당에서 차례를 지내기 때문에 이 절차가 필요 없다. 그러나 지방으로 모실 경우에는 부모, 조부모, 증조부모, 고조부모의 지방을 모두 작성해 모신다.

강신(降神) : 제사를 지내는 장소로 조상님의 신이 차례를 지내는 장소로 오시라는 의미이다. 주인이 향상 앞에 나아가 향을 피우고 집사자가 따라주는 술을 세 번으로 나누어 모시기에 붓고 두 번 절한다.

참신(參神) : 신위에게 인사를 드리는 절차이다. 이때 신주를 모시고 차례를 지낼 경우에는 강신을 하기 전에 신주를 모시고 나서 바로 참신을 하고, 지방으로 모실 경우에는 강신을 하고 참신을 한다. 제주 이하 참석한 모든 가족이 절을 하는데, 음양의 원리에 따라 남자는 두 번, 여자는 네 번 절한다.

진찬(進饌) : 진설에서 차리지 않은 나머지 차례음식으로서 식어서는 안 될 음식을 차린다.

헌작(獻酌) : 제주가 신위에 잔을 올리는 절차이다. 4대의 조상을 모시는 제례이므로 각 신위에 따로 잔을 올려야 한다.

계반삽시(啓飯揷匙) : 메의 뚜껑을 열어 숟가락을 꽂고, 젓가락은 적이나 편에 올려놓는 절차로 삽시정저(揷匙正著)라고도 한다. 추석 때에는 젓가락을 송편 위에 올려놓으면 된다. 설에는 떡국을 올린다.

합문(闔門) : 조상님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참사자들은 제청 밖으로 나가고 문을 닫거나, 제상 앞에 병풍을 가린 후 모두 엎드린다.

계문(啓門) : 4~5분 후 연장자가 기침을 세 번 하면, 전원이 제청 안으로 들어오거나, 병풍을 걷고 일어선다.

철시복반(撤匙復飯) : 수저를 거두고, 메의 뚜껑을 덮는 절차로 추석 차례에서는 젓가락을 내린다.

사신(辭神) : 참사자들이 절을 해 모셔왔던 신을 보내드리는 절차이다. 이때도 남자는 두 번, 여자는 네 번 절한다.

납주(納主) : 신주를 원래의 자리인 사당 감실에 모신다. 지방을 모셨을 경우 지방을 향로 위에 놓고 태운다.

철상(撤床) : 진설한 차례음식을 거두어 내리고 차례상 등의 기물을 정리한다.

음복(飮福) : 주인과 참사자들이 음복주와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조상의 덕을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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