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믐에
떠나가는 것을 보면 그저 미안하구나 미안하구나 붙잡을수도 없어 바라보지도 못하겠구나 못하겠구나 뒤를 돌아보며 뒤를 돌아보며 저렇게 흘러 떠나가는 모든 것이여 미안하구나 미안하구나 제대로 해준 것 하나 없었어도 불평없이 내 곁에서 울기만 하다 떠나가는, 떠나야 하는 모든 것들이여 미안하구나 미안하구나 나와 함께 늘 안타깝기만 했던 그대여 그대여 미안하다 미안하다 다만, 우리 잊지는 말자 말기로 하자 가열찼던 호흡과, 발짓과, 눈빛과 모든 가난함들의 진정을
-김춘성 <저작권자 ⓒ 모닝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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