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그믐에

김춘성 시인 | 기사입력 2020/12/31 [10:00]

[詩가 있는 아침] 그믐에

김춘성 시인 | 입력 : 2020/12/31 [10:00]

▲김춘성 시인©모닝투데이

 

/ 그믐에

 

떠나가는 것을 보면 그저 미안하구나 미안하구나

붙잡을수도 없어 바라보지도 못하겠구나 못하겠구나

뒤를 돌아보며 뒤를 돌아보며

저렇게 흘러 떠나가는 모든 것이여 미안하구나 미안하구나 

제대로 해준 것 하나 없었어도

불평없이 내 곁에서 울기만 하다 떠나가는, 떠나야 하는

모든 것들이여 미안하구나 미안하구나

나와 함께 늘 안타깝기만 했던 그대여 그대여 미안하다 미안하다

다만, 우리 잊지는 말자  말기로 하자

가열찼던 호흡과, 발짓과, 눈빛과

모든 가난함들의 진정을

 

-김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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