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의 이상한 행정명령…도로명도 부여된 현황도로를 원상복구 하라?

주민들 "70년대부터 존치한 현황도로에 원상복구 명령은 부당"
행정명령 뒤 책임소재 놓고 주민들 다툼 끝 음독(飮毒)

신지현 기자 | 기사입력 2021/09/12 [11:53]

하남시의 이상한 행정명령…도로명도 부여된 현황도로를 원상복구 하라?

주민들 "70년대부터 존치한 현황도로에 원상복구 명령은 부당"
행정명령 뒤 책임소재 놓고 주민들 다툼 끝 음독(飮毒)

신지현 기자 | 입력 : 2021/09/12 [11:53]

[모닝투데이=신지현 기자]  경기 하남시가 70년대부터 존치했던 현황도로에 대해 현 소유주에게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는 등 무리한 행정조치를 진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현 소유주들은 근거 없는 행정명령으로 인해 심각한 고충을 겪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다툼으로 이어지면서 한 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태까지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높이 657m의 하남 검단산은 정상에서 팔당댐을 비롯해 수도권의 젖줄인 한강의 수려한 경관을 만날 수 있어 등산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또, 백제 때 검단선사(黔丹禪師)가 이곳에 은거해 검단산으로 불리게 됐다는 설과 함께 세종대왕의 일화가 얽힌 600년이 넘는 고찰(古刹) ‘용담사’등이 있어 불교신도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명산이다.

 

한강방면을 통해 검단산으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길은 배알미길, 중간배알미길, 윗배알미길 등으로 도로명에서 볼 수 있듯이 이 길들은 어느 정도 포장이 잘 돼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남는다.

 

하지만, 하남시는 중간배알미길에 깔려 있는 포장도로가 불법으로 행해진 것이라 하면서 모두 걷어낼 것을 최근 토지주들에게 명령했다.

 

시가 토지 소유주들에게 보낸 ‘시정명령 사전통지’를 보면, 현 토지 소유주들이 지목상 임야로 개발제한구역 내 위치한 중간배알미길에 콘크리트를 타설해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단정하고 있다.

▲ 하남시가 현 소유주들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원상복구 명령을 내린 중간배알미길의 1979년 항공사진(위)과 포털사이트에서 확인이 가능한 2010년 모습(아래, 카카오맵 갈무리). 주민들은 이 도로가 70년대 군사도로로 자신들에게 행정명령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 모닝투데이


그러나 소유주들은 자신들이 벌인 행위가 아니라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소유주들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현황도로는 70년대 군사정권 당시 행정구역상 광주군 관할로 광주군에서 벌목허가를 내 군사용 도로로 개설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에 보관된 1979년 항공사진에도 이곳에 도로가 있었음이 확인된다. 또, 중간배알미길 끝 부분에는 전통사찰인 ‘용담사’가 있는데 이 사찰이 하남시가 문제를 제기한 도로때문에 건축물로 인정을 받고 있고, 정부에서 '중간배알미길'이라는 도로명을 정해줬다는 이유로 시가 주장하는 불법행위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하남시도 행위일시에 대해서 ‘미상’으로 표기한 것으로 미루어 불법행위가 언제 이루어졌는지 확실하게 단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소유주들은 이 행정명령이 잘못된 것은 물론 도로를 원상복구 할 경우 사익 및 공익의 침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제출하는 한편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행정소송도 불사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들은 이 도로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거처를 마련하고 생활하고 있으며, 포장을 걷어낼 경우 등산객과 불교신자 등이 통행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것은 물론 산 정상으로 뻗어진 전신주의 관리가 어려워지고 산불이 발생할 경우 빠르게 진입하기가 어려워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가 수 십 년간 사용하던 현황도로에 대해 원상복구라는 칼을 빼 든 이유는 이 길을 통해 오를 수 있는 전통사찰 ‘용담사’에서 일부 임야를 훼손했고 이와 관련한 민원이 꾸준히 제기가 되면서 부터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으로 인해 주민과 토지 소유주, 용담사 주지스님간 마찰이 빚어지면서 폭력사태로 번진 뒤 용담사 주지스님이 농약을 마셔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해 분당차병원 중환자자 병동에 입원 중에 있다.

 

며칠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용담사 주지스님은 상태가 호전되기는 했으나 제초제 성분의 농약을 마신 관계로 완전히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하남시는 주민들과의 다툼은 시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대화에서 “이도로는 70년대 이전부터 있기는 했지만 콘크리트 포장은 그린밸트법적용 이후에 불법이 이루어진 것”이라며, “이곳에 주민 일부는 최근 단속이 진행되고 있는 대도 살림 훼손을 하는 게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불법을 제대로 잡지 않으면 검단산은 산림으로서는 그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주민이 음독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법 퇴치는 할 수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모닝투데이가 확인한 결과 한 포털사이트의 지도에는 2008년에도 포장도로가 있던 것으로 보여 시 관계자의 설명이 설득력에 의문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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