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아침]시, 같은 삶. 같은 시.
김춘성 시인 | 입력 : 2020/01/03 [18:51]
/시, 같은 삶. 같은 시. 김춘성
물 속으로 들어갈 때 내게 뭍는 물기가 귀찮다면 그냥 멈춰야 한다 두려움을 두려워 하지 않는 것은 건방이고 오만이며 무서운 교활이다 시를 쓸때 떠오르는 대로 쓰면 되 듯 그 산통의 앞뒤를 울먹여 누구를 귀찮게 하거나 못견디게 해서는 안된다 그들은 다 그들대로 알아서 그 모습만 챙기는 것이니까 그러니까 다들 저만큼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 그만큼만 감추고 지긋하기 때문에 더 이상은, 정말 못할 짓인 것이다 누구나 나 같으며 나도 또 누구인 것이다 그런 것이다 제 하기 나름인 것이다 쑥덕거림은 원래 방 한 칸 없는 떠돌이 그러므로 담아 둘 곳 없는 허방이므로 그가 머물 곳을 챙길 필요도 없는 것이다 하루의 의미를 무지개 속에 우겨넣기에 두려워 말라 빛으로 비추는 색갈의 의미를 모두 알려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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