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김춘성
칠월 인데도 막 꽃물 든 장미봉오리 노을을 껴안고 밤을 지샌다 여러 아침들이 찾아와 맑은 눈물을 흘려 보아도 선뜻 여린 팔을 풀지 못한다 짧은 생을 노을빛 만으로 살아갈 작정인가 살짝 눈길만 가져가도 하얗게 질려 스스로 일어선 솜털들 소름으로 외친다 풀어, 밝은 햇빛 맑은 공기 한 번 영영 들이지 않을 것인가 무엇이 두렵고 무서워 쇠한 세월 하나 껴안고 생을 이으려 하는 것인가 피지 못 할 꽃이라 지레 그렇게 겨울을 만나버릴 것인가 그대로 청춘을 무시 해버릴 것인가 홀로 가겠다는 것인가 가난한 장미 꽃봉오리의 오기서린 성숙 누가 저 어린 봉오리의 역사를 그려 놓았는가 유월이 지났는데도 <저작권자 ⓒ 모닝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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