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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가 있는 아침] 그리 깊지 않은 우물
 
김춘성 시인 기사입력  2020/07/13 [17:09] ⓒ 모닝투데이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김춘성 시인     ©모닝투데이

 

/그리 깊지 않은 우물          -김춘성

 

오래 전부터 그 우물은 그리 깊지가 못해

작은 현絃의 떨림에도 크게 울고는 했다

얕은 우물을 덮는 양철지붕 마저 얇기는 같아서

엄한 채찍이 내리는 날에는 함께 쿨럭 거렸다

 

작은 꾸지람에도 범람하는 우물

 

여지없는 오늘도 나는

양철지붕을 걷어 내버리고 

굴곡 드러난 등줄기로 박히는 채찍을 맞으며

얕은 내 우물 속으로 들어

손가락이 헤져 핏물이 고이도록

깊이를 판다

 

이 우물로 실금 하나라도 더 받아 보려는 것이다

 

가엾은 나의 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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