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중고자동차매매상사 전시장 부지로 활용됐던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경수대로변. 서울과 지방을 잇는 국도변에 위치하고, 반경 5km 이내에 ▲북수원외곽순환도로 ▲북수원IC ▲의왕톨게이트 등이 있어 수도권과 지방의 접근성이 용이한 이곳에 지난해 말 화물자동차주차장이 들어섰다.
수십년 간 자동차 관련 사업을 해왔다는 A씨는 자동차매매상사 사무실로 운영되던 건물을 제외한 인근 토지를 임대한 뒤 주차장을 개설하고 도로변에 현수막 홍보 등을 통해 화물차와 대형버스 운전자들을 모아 이들에게 월 사용료로 20~25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곳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무신고 주차장이기에 일반차량은 물론 차고지 증명이 있어야 하는 화물·대형 승합차량이 주차를 할 수 없는 곳이다.
「주차장법」과 동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 따르면, 노외주차장을 설치하려는 자는 관할관청에 통보를 하도록 명시돼 있다. 수원시 주차장 조례에도 노외주차장 설치기준에 적합해야 하며, 주차시설배치도를 첨부한 통보서를 설치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구청장에게 통보해야 한다고 적시했으나 A씨는 장안구청에 노외주차장설치통보를 하지 않은 채 무신고 주자장업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곳에 주차한 화물차나 대형승합차의 경우 차고지 외 밤샘 주차로 인해 차주들에게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현행법상 사업용 차량의 밤샘 주차는 지정된 차고지에서만 가능하며, 이를 어겨 적발된 차량은 관계법에 따라 3~5일 운행정지 처분 또는 10~2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차고지 외 밤샘 주차는 도로의 교통흐름을 방해하고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등 지속적으로 민원이 발생하면서 각 지자체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무면허 주차장영업과 사업용 차량의 차고지 외 밤샘 주차가 이루어지고 있는데도 관할 관청인 장안구청은 단속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취재진이 처음 방문했을 당시 관계공무원은 “노외주차장사업과 관련된 규정이 없다”라면서 “본청에 확인해 보라”고 돌려보냈다. 결국 수원시청 부서를 전전해도 답을 찾지 못하다 관련 법령을 확인한 후 재차 방문하자 그제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시인했다.
장안구청 관계자는 “노외주차장설치통보가 접수된 바 없다”라면서 “현장 계도를 통해 통보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지만 관련법과 조례에 따라 주차장으로 이용하기 적합한 용도인지와 설비를 갖출 수 있는 여건이 되는지를 따져보지 않고 무턱대고 통보서만 제출한다고 해서 적법성을 띨 수는 없다는 의견이 일각에서 제기되면서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한편, A씨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예전에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매매상사가 없어지고 나대지로 방치되면서 아무것도 쓸모가 없게 됐다”라면서 “시청에 문의를 했으나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고 해서 신고 없이 사업자등록증만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