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봄 맞이 혼술

김춘성 | 기사입력 2018/03/14 [00:28]

[詩가 있는 아침] 봄 맞이 혼술

김춘성 | 입력 : 2018/03/14 [00:28]

/봄 맞이 혼술

 

죽어가는 화단에

저 깊은 곳의 뜨거운 가래를

허기진 생활을 뿌린다.날린다

휘청거리는 하루

망설이는 계절

저녁, 봄은 비장하게

윗도리를 벗는데

깜박이는 고향집

허리 구부리는 방으로

호롱불을 올려본다

어딘가, 여기는

여기도 거기도 살라 이윽고 올라버리는 저녁

여길 오겠다고 거길 떠난건

결단코 아니었음을

나만 알아가는 저녁

이제 어째야 하는가

이 홀로의 처연한 깨달음이

무엇도 어찌할 수 없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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