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보다 개방되고 자유로운 국제질서 함께 만들어 나갈 것”한국 대통령 첫 영국 의회 연설…‘도전을 기회로 바꿔줄 양국의 우정’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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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새로운 도전과제들에 직면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북한 핵 위협 등 지정학적 리스크 앞에 국제사회가 분열되고 있다”면서 “공급망, 기후 대응, 디지털 분야의 격차가 국가 간 경제 격차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동적인 창조의 역사를 써 내려온 한국과 영국이 긴밀히 연대하여, 세상의 많은 도전에 함께 응전해 나가야 한다”며 “한국은 영국, 그리고 국제사회와 연대해 불법적인 침략과 도발에 맞서 싸우며 국제규범과 국제질서를 수호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영국과 함께 인도 태평양 지역의 정치적 안보와 경제안보를 튼튼히 하는 데 함께 힘을 모을 것이며, 또 원자력을 비롯한 청정에너지 확대를 도모하면서, 기후 취약국들의 그린 에너지 전환 노력을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대통령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시대의 부작용 방지를 위한 양국 간의 협력도 강조했다.
대통령은 “AI를 비롯한 디지털은 오로지 인간의 자유와 후생을 확대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면서 “국경을 초월한 연결성과 즉시성을 지닌 AI와 디지털이 자아내는 피해를 막으려면, 국제사회에 통용될 수 있는 보편타당한 규범이 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 9월 자유, 공정, 안전, 혁신, 연대의 다섯 가지 원칙을 담은 ‘디지털 권리장전’을 발표했다”고 소개하고, “한국 정부는 영국이 제안한 ‘AI 안전네트워크’ 및 유엔의 ‘AI 고위급 자문기구’와 긴밀히 협력해 AI 디지털 규범 정립을 위한 국제사회의 소통과 협력을 견인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양국 간 안보 협력에 대해서도 “올해 봄 한미 연합훈련에 영국군이 처음으로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한영 간 정보 공유, 사이버 안보 협력 체계가 새롭게 구축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영국과 함께 북한의 WMD 위협에 대처하면서, 가상화폐 탈취, 기술 해킹 등 국제사회의 사이버 범죄에 대한 공조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은 연설 전반부에서 역사 속의 양국 관계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인물들을 소개하며 한국과 영국의 친밀감을 확인하기도 했다.
스코틀랜드 출신 존 로스 선교사는 1887년 신약성서를 한국어로 최초 번역했고, 브리스톨 출신 어니스트 베델 기자는 1904년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해 한국의 독립에 앞장섰고, 1916년 세브란스 병원 수의학자로 한국에 온 워릭셔 출신 프랭크 스코필드 선교사는 한국의 독립운동을 하면서 장학회를 설립하고 한국의 어려운 이들을 보살피는 데 앞장섰다.
특히, 1950년 6.25전쟁에 영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8만 명의 군대를 파병했는데, 당시 글로스터 1대대를 이끌며 임진강 설마리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제임스 칸 중령과 참전용사이자 대한민국의 명예 보훈장관인 콜린 태커리 옹을 소개하기도 했다.
대통령은 또 “영국이 비틀즈, 퀸, 해리포터, 그리고 데이비드 베컴의 오른발을 가지고 있다면, 한국엔 BTS, 블랙핑크, 오징어 게임, 그리고 손흥민의 오른발이 있다”고 말해, 양국이 지닌 문화예술의 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