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아침] 첫날
김춘성 시인 | 입력 : 2020/01/02 [18:08]
/첫날 김춘성
눈을 떠보니 다른 날과는 다른 부산스러움이 솜털 부풀어 오르는 병아리들의 기지개 같이 바쁜거야
어제 밤까지 가난에 쫒겨 짓눌렸던 자신감도 이제 막 도착한 늦은 합격통지서로 새 꿈의 기운을 차려 마주쳐 들리는 모든 숨소리가 멋지고, 힘차고, 우아하고, 묵직하다. 자랑스럽더라고
좋다. 무언가 이루어 질 것같은 두근거림이 벅차다 이번에야말로 마침내 이루어질 무엇이 손에 잡힌다. 그래, 이 날이 오려고 지난 날들이 그랬던 것이었어. 맞아, 이 마음 그대로 가는거야, 가보는거야.
모두가 다 이랬던 것인데 내가 그래서 다 그리 보였던 것이야
그러니 혼자서 지레 그럴 것은 아니었어. 보아. 이렇게 보니 다 이렇잖아. 다 이랬던 것이잖아.
그래, 할 수있어. 누구나, 무엇이든, 할 수 있었던거야, 할 수 있는거야. '일심.' "열씨미 살자." 아라찌?
인생? 뭐. 내가 뭐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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