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아침] 첫날

김춘성 시인 | 기사입력 2020/01/02 [18:08]

[시(詩)가 있는 아침] 첫날

김춘성 시인 | 입력 : 2020/01/02 [18:08]

 

▲ 김춘성 시인 

©모닝투데이

 

 

 

 

 

 

 

 

 

/첫날           김춘성


눈을 떠보니
다른 날과는 다른 부산스러움이
솜털 부풀어 오르는 병아리들의 기지개 같이 바쁜거야

어제 밤까지 가난에 쫒겨 짓눌렸던  자신감도
이제 막 도착한 늦은 합격통지서로
새 꿈의 기운을 차려
마주쳐 들리는 모든 숨소리가
멋지고, 힘차고, 우아하고, 묵직하다. 자랑스럽더라고

 

좋다.
무언가 이루어 질 것같은 두근거림이 벅차다
이번에야말로 마침내 이루어질 무엇이 손에 잡힌다.
그래, 이 날이 오려고 지난 날들이 그랬던 것이었어.
맞아, 이 마음 그대로 가는거야, 가보는거야.

 

모두가 다 이랬던 것인데
내가 그래서
다 그리 보였던 것이야

 

그러니 혼자서 지레 그럴 것은 아니었어.
보아.
이렇게 보니 다 이렇잖아.
다 이랬던 것이잖아.

 

그래, 할 수있어.
누구나, 무엇이든, 할 수 있었던거야, 할 수 있는거야.
'일심.'
"열씨미 살자."
아라찌?

 

인생? 뭐. 
내가 뭐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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