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가을에도 김춘성
축인丑寅 어중간한 시간에 벌어진 하루를 어쩌지 못 해
김치냉장고에 갇혀있던 홍시의 뺨을 물어 차디찬 속내를 빨아들인다
더위에 치를 떨 때는 어떻게든 숨만 돌리고나면 들길도 걷고 전시회장도 가겠다고 했지, 사는 것 같이 살아볼 계획 이었지, 사랑을 데려와 사랑도 하며 웬만하면 다 털어버리고 어지간하면 다 용서하며 혼자서도 오손도손 잘 살 거라는 다짐이었어
인시寅時가 되면 언제나 상큼한 희뿌염이 어른거려 또 이상한 희망에 달뜨게 되어, 시려도 괜찮다는 각오를 또 다지고 말지
시린 계절을 겪어본 사람은 알거야 시림도 중독이라는 것을, 인시에 피어나는 아편의 향기에 취하고 만다는 것을
결국 이 가을도 이렇게 보내고 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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