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병역이행, 청춘에서 성숙으로 가는 길

김향구 경인지방병무청 징병검사과장 | 기사입력 2015/07/08 [11:47]

[기고문] 병역이행, 청춘에서 성숙으로 가는 길

김향구 경인지방병무청 징병검사과장 | 입력 : 2015/07/08 [11:47]

           김 향 구

경인지방병무청 징병검사과장

 

3년 전 재외동포 병영체험 행사를 진행할 때 일본에서 온 한 교포에게행사에 참가한 소감을 묻자,“일본 학생들은 학교를 졸업하면 자신의 꿈과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노력만 하면 되는데, 같은 또래의 한국 젊은이들은 엄격한 군 생활을 하며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니 대견한마음이 들고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 학생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병역의무가 얼마나 큰 짐이며부담인지를 이번 병영체험을 통해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면서 “눈부신 경제적성장을 거듭 이룩해가는 모국 대한민국의 원동력은 바로 이들 젊은이들의 숭고한 헌신으로 이루어졌음을 알게 되었다”는 감회도 밝혔다.

    

이것이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병역의무 이행을 바라보는 세계 모든 젊은이들의 공통된 시각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70여 개의 징병제 국가 중 적과 가장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며 이러한 안보환경에서 병역의무는 젊은이들에게 큰 짐이고 부담일 수밖에 없다.

 

특히 요즘처럼 글로벌한 세상에서 세계의 젊은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만 시간을 투자해도모자랄 판에 황금 같은 젊은 시절을 병역이행에 바쳐야하고,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군대에서 막연한 불안함과 두려움 또한 경험해야하니 확실히 병역의무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그 어떤 것도 반드시 좋기만 하지도 그렇다고 나쁘기만 하지도 않듯이 우주는 음과 양의 선물을 동시에 선사하며 명품 와인은 거친 기후와 토양을 견뎌낸 포도에서만 만들어진다.

 

군 복무경험이 인생을 보는 눈을 한층 깊게 하고 넓혀주는 성장의 밑거름이기도 한 것은 이런 이치 때문이며 실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군 복무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가끔 병역의무 이행의 첫 단계인 징병검사를 받는 젊은이들을 만날 기회가 있는데 징병검사의 모든 과정을 마치고 맨 마지막 병역처분을 기다리는 젊은이들의 표정을 보며 과연 명품 와인으로 숙성될 수 있을지 여부를 미리 가늠해본다.

 

프랑스의 철학자 에밀 샤르티는 행복론에서 “타인에게 기분 나쁜 표정을 보이지 않는 것이 최고의 덕목이다”라고 설파한 바 있는데 이는타인에게 기분 좋은 표정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은 그만큼 사랑이 많고 행복한 사람이라는 의미이며, 사랑이 많으면 어떤 환경에서도 행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끔씩 2급 현역이 되기보다는 1급 현역이 되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아 아쉬운표정을 지어보이거나 익살스러운 표현을 하는 젊은이들이 있다. 그런 젊은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대견하면서도 명품 와인의 탄생을예고하는 것 같아 마음이 기쁘고 환해짐을 느낀다.

 

실제로 징병검사장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앳되고 때 묻지않은 순수한 젊은이들이며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젊음이기에 귀하고 사랑스럽다.

 

물론 때때로 군복무를 피하거나 포기하는 젊은이들 때문에 우리사회시끄러울 때도 있고, 이로 인해 병무행정이라는 창과 방패는 더욱 날카롭게 두꺼워지기도 한다.

이와 같이 정확하고 공정한 병역처분을 바탕으로 우리 젊은이들의 나라를 위한 숭고한 희생에 깊이 감사하고 배려할 때 병역의무의 숭고함은 그 가치를 더욱 발하게 될 것이다.

 

그래야만 비로소 모든 젊은이들이 병영의무를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단련해 줄 인생도량으로 온전히 이해하고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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