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푸른 제복이 자랑스럽습니다

이태희 사회복무요원

모닝투데이 | 기사입력 2016/04/29 [17:53]

[기고문] 푸른 제복이 자랑스럽습니다

이태희 사회복무요원

모닝투데이 | 입력 : 2016/04/29 [17:53]

 

어린 시절 우연히 TV속에서 본 탱크위에 올라탄 위풍당당하고 늠름한 군인아저씨의 모습은 당시 코흘리개였던 어린 필자에게 군인아저씨에 대한 동경과 함께 장래에 멋진 군인아저씨가 되겠노라는 꿈과 희망을 갖게 해준 인생의 길잡이였다.

그 이후로 멋진 군인아저씨가 되기 위해 부모님을 졸라서 태권도 학원도 다니고 각종 체력 단련활동도 다른 친구들보다 열심히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그러나 필자는 어린 시절부터 남들에 비해 유달리 약했던 허리질환으로 안타깝게도 징병검사에서 보충역인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자로 병역판정을 받게 되었다. 그 이후 어려서부터 동경해왔던 군인아저씨가 될 수 없다는 상실감에 굉장히 실망했었던 것 같다.

대한민국의 신체 건강한 남성이라면 누구나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것은 비단 그것을 배우지 않더라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쉽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방법에는 크게 군인아저씨인 현역병으로 이행하는 방법과 보충역인 사회복무요원으로 이행하는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필자는 징병검사를 받고 보충역으로 병역처분을 받기 전까지는 병역의무 이행 방법이 현역병인 군인아저씨로 복무를 하는 방법밖에는 없는 줄 알았다.

어쨌든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했던 필자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느끼며 육군훈련소에서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마치고 지금의 복무기관으로 첫 출근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회복무요원이라는 왠지 모를 서글픔을 안고 첫 출근한 복무기관에서 따뜻하고 친절하게 반겨주던 직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비록 어려서부터 동경하던 군인아저씨의 얼룩무늬 전투복은 아니었으나, 푸른 제복을 입은 사회복무요원으로서 국민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사회복무요원 생활은 말 그대로 군인아저씨와 크게 다르지 않은 멋지고 당당한 생활이었다고 자부하며, 그 속에서 사회복무요원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매우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하철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기 위해 열차가 승강장으로 들어오는 데도 불구하고 선로에 뛰어든 사회복무요원, 위급한 환자를 구조하기 위해 소방대원과 함께 출동하여 심폐소생술(CPR)과 같은 응급조치로 환자의 생명을 구한 사회복무요원, 근무시간 이후에도 우리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사회복무요원까지 실로 우리 사회에서 사회복무요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복무요원들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극히 일부 사회복무요원들의 일탈로 인해 대다수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무요원 전체가 도매금(都賣金)으로 평가되는 것 같아 너무도 안타까울 때가 많다.

이와 같은 오해와 편견을 깨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욱 성실한 자세와 함께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복무를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모여 큰 강물을 이룬다면 국민들이 사회복무요원을 바라보는 시각도 긍정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필자는 비록 어려서부터 동경해왔던 얼룩무늬 군복을 입을 수는 없었지만 푸른 제복을 입고 있는 현재의 모습에 훨씬 자부심을 느낀다. 바로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푸른 제복의 사회복무요원이라는 뜨거운 피가 가슴 속에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필자의 진심이 국민들에게 올바로 전달된다면 국민들도 사회복무요원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뀌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 끝으로 우리 사회 여러 분야에서 공익을 위해 힘쓰고 있는 사회복무요원들을 응원하며, 오늘 따라 푸른 제복을 입고 있는 필자가 너무나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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