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같은 봄 -김춘성
어김없이 오는구나 바람불고 비가 보따리를 들었구나
야윈 처갓집 찾아가는 가난한 사위처럼 겸연쩍게 내리는 꽃비
어느 봄인들 고프지 않은 때가 있었던가
어깨를 펴고 편안히 오려무나 가난하기는 나 또한 마찬가지
굽은 등 감추고 누워 하늘을 맴도는, 이것도 아름다움이니
잔주름 물보라 속에 빛나는 것이니
꽃은 늘 그렇게 오고가던 것이니 괜찮다 <저작권자 ⓒ 모닝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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