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게 듣다
귀를 대보면 추억은 난청일 때가 많다 몰아쳤다 흩어지는 점들의 외곽 가로등은 불빛을 뿌리며 척박한 거리를 키우고 몇몇 약속들은 필라멘트처럼 새벽이 되곤 했지만 나는 아직도 그 온기를 찾지 못한다 흐르는 얼룩을 가까이 들여다보면 유리창은 인상파처럼 기억을 뭉갠다 두고 온 날들은 비를 흠뻑 맞고 여전히 가는 지직거림으로 턴테이블을 돈다 나는 지하 까페 뒷 자석이거나 눅눅하게 젖어버린 경전 그러다 뒤집힌 우산이 버티는 후미진 방치다 불행하게도 오늘은 스피커만큼 현현하다 바닥 곳곳 둥근 테두리 생겨나고 손잡이를 움직이자 소리가 쏟아져 들어온다 완전한 소음이 될 때까지
시간은 구름에 리시버를 꽂는다 <저작권자 ⓒ 모닝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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