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아침] 나들이

김춘성 시인 | 기사입력 2021/10/07 [11:19]

[시(詩)가 있는 아침] 나들이

김춘성 시인 | 입력 : 2021/10/07 [11:19]

▲ 김춘성 시인     ©모닝투데이

/나들이

 

입추立秋 지나 인사치레 들리는 바람에도

화들짝 휘청거리는 옹골차게 야윈 집으로

 

그래도 친정親庭이라고 딸이 찾아온다

 

수숫대 같은 어미는 실구름 수건을 두르고

먼지까지 털어 바리바리 승무僧舞를 춘다

 

무엇이나 쌓아 담았을까 

애기바람들이 힐끗거리고

 

설익은 애호박만한 보따리 하나 

그나마 그것으로 한 손을 메우고

 

저쪽으로는 어린 생활의 손을 꼭 쥐고

어미가 딸의 저녁 길을 배웅한다        

 

높은데서 구름이 멈춰 갸륵한 속살들을 내려본다

땅거미 지는 버스 정류장으로 썰리는 저녁 물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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