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천(虛天)
빈 하늘을 아시나요
귀퉁이 저 쪽으로 허퉁하게 뚫려버린
무엇하나 채울 것 없이 마음까지
멀리 가까이 모든 것이 통해버린
지지리도 투명했던 뱃속으로 무엇이든,
고팠던 그 맑은 시간들을 기억 하시나요
모든 것이 모두에게 허천났던 그 영롱한,
서럽던 시냈물 조르락 흐르던 소리를 당신은,
모르시지요? 그 찬란했던 배고픔 그 거룩했던 가난을
그 허천났던 고향의 빈 들판을 서성댔던 시간을
하늘과 땅이 맞닿았던 그 숨막히던 시간들을
어쩌다 한 번, 아주 드물게 그리할 수 밖에 없는
원죄같은 허천의 시리고 아린 굴레를 그 맞닿음을
다시 되돌아 가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따순짐 타고 오르는 고맙고 감사한 그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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