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하남시장 예비후보, 일간지 기자에 금품 제공 의혹

“현금 30만원 차에 두고 갔다”, 돈 받은 기자 직접 선관위에 신고
선관위, ‘예비후보자 금품 제공 행위 건’으로 사건 접수
예비후보측, “돈은 줬지만 그동안 함께 먹은 식사비 1/n 한 것.

신지현 기자 | 기사입력 2022/04/13 [14:34]

국민의힘 하남시장 예비후보, 일간지 기자에 금품 제공 의혹

“현금 30만원 차에 두고 갔다”, 돈 받은 기자 직접 선관위에 신고
선관위, ‘예비후보자 금품 제공 행위 건’으로 사건 접수
예비후보측, “돈은 줬지만 그동안 함께 먹은 식사비 1/n 한 것.

신지현 기자 | 입력 : 2022/04/13 [14:34]

▲ 국민의힘 하남시장 예비후보가 일간지 기자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하남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해당 기자의 차 안에서 금품을 회수하고 있다.     © 모닝투데이


[모닝투데이=신지현 기자] 오는 6.1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국민의힘 하남시장 예비후보가 일간지 기자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실일 경우 선관위 해석에 따라 후보자격 박탈까지 초래될 수 있다.

 

하남시를 출입하고 있는 일간지 A기자는 자신의 차량에 현금 30만 원을 두고 간 예비후보 B씨를 하남시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기자에 따르면, 평소 알고 지내던 B씨로부터 여론조사 기관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12일 오전 7시 10분께 여론조사 기관 직원과 함께 자리했다. 대화를 마친 B씨는 A기자가 떠나려 하자 자동차 보조석 문을 열고 5만원권 6장을 던져놓고 자리를 떠났다.

 

A기자는 “B씨와 대화를 마치고 나와 주차된 차를 빼려고 하는 사이 보조석 차 문을 열고 돈을 놓고 갔다”면서 “(돈을)돌려주려 했지만 이미 어디론가 사라져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하남시장 예비후보가 건넨 금품     © 모닝투데이


어쩔 수 없었던 A기자는 하남경찰서를 찾아가 B씨가 돈을 놓고 간 사실을 알렸고, 경찰이 선관위에 신고를 권유해 하남시선관위를 찾아가 금품수수 사실을 신고했다.

 

하남시선관위 관계자는 ‘예비후보자 금품 제공 행위 건’으로 신고를 접수하고 A기자의 차량에서 금품을 회수해 갔다.

 

하남시선관위는 하루 뒤인 13일 오전 A기자를 불러 조사했다. 선관위의 요청에 자진 출석한 A기자는 B후보와의 관계와 금품이 오간 이유, 대가성 유무에 대해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하남시선관위측은 “공정성 차원에서 확인해 주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사실관계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반면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B씨 측은 13일 공식입장을 통해 “현금을 유포하거나 선거법을 위반한 사건이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 하남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발행한 접수증. 접수증에는 ‘예비후보자 금품 제공 행위 건’이라고 명시돼 있다.     © 모닝투데이


B씨 측은 “평소 A기자와 알고 지내면서 가볍게 식사나 차를 함께 하는 사이”라며 친분 관계가 있음을 전제하고 “A기자와 각각 다른 날 식사 및 카페에서 먹은 음식값을 A기자가 먼저 계산하는 등 후보자(본인)이 계산할 기회를 차단해 이러한 계산을 명확히 하기 위해 본인이 먹은 음식값을 후보자(본인)이 지불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추후 알고보니 해당 기자(A기자)가 후보자(본인)의 캠프 관계자와 식사를 가졌고 이때에도 (A기자가)먼저 계산을 하고 나가버리는 등 의도적으로 문제를 만드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불법적인 향응 문제를 미연에 차단하고 투명한 선거활동을 하기 위해서 캠프관계자가 동석해 먹은 식사, 커피, 차, 주류 등에 대한 비용을 먼저 계산한 A기자에게 1/n로 지불한 것이 팩트며,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치르기 위한 선관위의 지침에 맞춰 행동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일이라는 점을 명확히 밝힌다”고 사적으로 금품을 제공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B씨 측은 또, “정당한 지불내용을 마치 불법적인 금품 수수가 있는 양, 악의적인 기사와 소문을 퍼트리는 해당 기자를 점검해봐야 하는 것”이라면서 “해당 기자가 지지하는 특정 후보가 본인을 음해하기 위해 미리 사주한 것이 아닐지 의심이 가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B 예비후보측이 이날 밝힌 A기자와 관계된 자리는 ▲2022년 3월 19일(토) 오후 12시 하남 모 식당에서 주류를 포함한 식사 ▲3월 오후 2~3시 하남 모 카페에서 커피 ▲4월 오후 2~3시 하남 모 다원에서 한방차 ▲4월 오후 12시 후보자의 캠프관계자와 점심식사 ▲4월 8일(금) 오후 5시 후보자 캠프관계자와 하남 모 식당에서 주류를 포함한 식사 등 다섯 차례이며 앞 세 차례는 A기자가 선지불, 두 차례 또한 A기자가 전액 지불했다.

 

B씨 측은 “이후 A기자가 십여 차례 통화를 하면서 식사와 차 등을 자신이 대접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저(본인)는 선거법에 위반되는 일이 없고자 지난 12일 오전 7시에 기자와 만나 위에 해당하는 식사와 차, 주류 등의 값을 지불했다”면서 “이는 아주 상식적이며 선거법에도 저촉되지 않는 공정한 행위”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A기자는 대부분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세우면서 진실게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A기자는 B후보측이 전달한 금품은 다른 의도가 섞여 있다는 주장이다.

 

A기자는 모닝투데이와의 통화에서 “(B후보가)C 기자의 부탁으로 함께 식사를 하자고 해서 10여 년 만에 만나 식사를 한 사이”라고 두 사람 관계를 정리하고 “식당 예약은 B후보가 했고, 그날 식비를 낸 것은 맞다”면서 “B후보와 좋은 사이도 아니고 10여 년간 연락도 없다가 식사자리가 만들어지면서 여러 가지 부담스러운 점이 있어 식비를 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페 등에서 커피를 마시는 자리에서도 계산한 것은 맞지만 B후보측의 주장과 달리 B후보측 캠프과계자와는 어느 누구와도 식사한 사실이 없다”고 B후보측의 해명과 상반되는 입장을 내세웠다.

 

A기자는 “선관위에 신고한 것을 문제 삼고 싶다면 반드시 거짓과 허위 주장이 아닌 법적 근거를 갖고 진실을 말해야 한다”면서 “자신의 잘못에 대한 반성은 없이 자신을 타 정치세력과 엮는 음해의 말들로 호도하고 모함하는 것은 중대한 실수”라고 일침했다.

 

A기자는 끝으로 “B후보측이 주장한 내용을 근거로 명예훼손 등의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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