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낙화

김춘성 시인 | 기사입력 2022/04/14 [07:56]

[詩가 있는 아침] 낙화

김춘성 시인 | 입력 : 2022/04/14 [07:56]
 
/낙화
 
떨어진 꽃이 황홀하지 않다고 탓하지 마라
 
며칠 전까지 만 해도 화려한 그의 자태에 빠져 
오늘을 미처 생각하지 못 한 건 너였다
 
황홀한 색에 홀려 정신을 잃은 것은 오직 너였을 뿐이니
 
꽃인들 너의 꼬드김을 맞춰 색을 내기에 얼마나 흐느꼈겠는가
 
그러니 백목련의 검게 타다 만 추레함을 비웃지 말아라
 
그는 너의 비루한 눈을 처연히 올려볼 뿐이니
 
다 살라 내린 꽃의 일생을 누가 탓 할 수 있기나 하겠는가
 
- 김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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