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시 출신으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당히 화성시장에 당선된 정명근 당선인. 30대의 국민의힘 구혁모 후보와 불과 2만여표 차이밖에 나지 않지만 사실상 국민의힘 압승으로 끝난 6·1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는 큰 의미가 있다. 당선 소감으로 “29년간의 행정공무원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으로서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듯이 정 당선인은 지난 1989년 9급 공무원을 시작으로 경기도청과 화성시청에서 봉직했다. 5급 사무관이 된 후 동탄4동 동장을 끝으로 2018년 명예퇴직한 뒤 이후 3년간 경기도의원 출신으로 공적 친분이 있던 권칠승 국회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한 정치 초년생이나 다름없다. 지난 10일 오전 ‘홍제언론인협회’ 회원들은 인수위원회 사무실이 있는 화성시민대학을 찾았다. 회원들을 “인수위원회를 구성하고 처음 맞이하는 손님”이라며 환한 미소로 반긴 정 당선인은 시장 취임 후 가장 먼저 할 일에 대해 ‘자살 예방 핫라인 설치’라면서 시민과의 소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또, 택지개발보다는 화성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필수 인프라 구축을 우선시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화성시민의 심복으로 일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이를 위해 민선8기 화성시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정명근 당선인의 의중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실천할 공약은? 취임 후,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는 공약은 제 소신과 행정철학을 바탕으로 한 ‘자살예방 핫라인’을 활성화 시켜 상담을 해주고 싶다는 것이다. 화성시에서 매년 180여 명 자살인구가 발생하는데 경제적 어려움, 가정형편 등 감정적인 순간에 자살 선택을 하는 분들이 있다.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에 시장에게 하소연을 함으로써 가정불화, 부부싸움 등 통화를 통해 누그러질 수 있고 삶의 희망을 가질 수도 있어, 생명존중의 의미로 첫 번째 공약실천으로 7월 1일부터 바로 운영할 생각이다. 전화 핫라인을 설치하고, 운영의 묘를 살려서 취지를 홍보하여 시민들이 잘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기타 공약실천 추진단도 바로 발족시켜 경선기간에 말해왔던 시민들과의 약속을 바로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
난개발을 법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시에서 행정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하지만 난개발의 정의는 없다. 본인이 보기 싫으면 난개발이라고 표현을 하곤 한다. 산업단지, 주택단지를 조성해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으나, 각자의 시각에 따라서 난개발의 정의가 다르기 때문에 시장 취임 후에 공무원과 함께 좀더 구체적인 해답을 찾아보겠다.
▣ 이번 선거에서 경기도지사 등 몇몇 정치인들이 화옹지구로 군공항 이전계획을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화성시 입장은? 군공항문제는 2015년부터 가시화됐는데, 대통령후보나 경기도지사 등도 수원군공항만을 화옹지구로 옮긴다는 발표를 한 적은 없다. 저 또한 화성시장의 입장에서 수원군공항을 화옹으로 이전한다는 건 화성시민의 자존심 문제도 있고 정체성, 문화적, 정치적 문제 등 절대 반대다. 정치인들의 공약 발언은 신뢰성이 없다. 하지만 대통령이나 정부에서 경기남부권에 국제공항을 짓겠다는 발표가 이뤄진다면 화성에서 유치하는게 득이 될까 실이 될까, 그 시점에 논의할 생각이다. 군공항만을 화성에 이전한다는 건 50조, 100조원을 준다 해도 절대 반대 입장이다.
▣ 후보 단일화로 승기를 잡았는데, 공약계승 계획도 있는지?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함께 경쟁했던 분들의 공약 중에 좋은 정책도 있으니, 시민들을 위해 수용할 부분은 수용하고 정책에 반영할 생각이다.
보통 화성시 서부지역을 ‘미래의 땅’이라고 하지만, 주민들이 생활속에서 불편을 겪고 있는 부분을 먼저 해결하는 게 시장의 몫이라 생각한다. 10년 뒤, 50년 뒤 신도시를 만들어 주는 것 보다는 당장에 필요한 생활기반, 즉 도시가스 보급이나 인도를 만들어 주는 문제 등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살기 편한 도시로 조성해 주는 게 필요하다. 현장 문제 해결에 집중하면서 20년 뒤, 30년 뒤 미래 비전을 생각하는 건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 여당과의 협치에 대하여. 제가 시장으로 당선된 순간, 당 보다는 시민에게 꼭 필요한 시장이 되리라 다짐했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국회의원이나 정치인들을 많이 만나겠다. 진정성과 정확한 데이터와 자료로 정부와 접촉하면 결국은 국민들을 위한 정부이기 때문에 충분히 통하리라 생각한다.
▣ 공직생활 29년 중 보람된 일은? 너무나도 많지만 생각나는 것 중 하나는 일명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이춘재사건’으로 명칭을 변경했다는 사실이다. 화성 병 지역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시ㆍ도의원들과의 간담회를 가졌는데 그때 제가 제안했다. 이춘재는 화성뿐만 아니라 청주 등 살인사건 현장이 있었고, 범인이 잡혔을 때는 범인 이름으로 살인사건 명칭이 바뀌는 게 통상적이므로 ‘화성연쇄살인사건’이라 부르는 건 부당하기에 ‘이춘재사건’으로 명칭 변경하자고 주장해 화성시의회에 공문을 보낸 적이 있다. 따라서 화성시의회 박경아 의원이 대표발의하여 통과돼 의회에서 언론, 경찰, 중앙정부에 요청한 결과 사건의 명칭 변경이 이뤄졌다. 이는 조그만 아이디어 하나가 큰 변화를 만든 일례라 할 수 있다.
택지개발 건축허가를 내줄 때, 시 자산의 도로점용 등 허가에 있어서 어는 시든지 몇 만원~몇 십만원 씩 점용료를 받고 있는데, 향남지역에 건축허가를 내서 살거나 영업을 하면서도 오로점용료를 내지 않은 데가 많아 수개월 간에 걸쳐 하나하나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결과, 200~300가구에 사전고지를 했더니 거의 모두 이해를 하고 세금을 내, 1년에 3,000~5,000만원의 세수가 걷혔다. 이는 한 사람의 공무원 연봉이니, 밥값은 성의껏 찾아서 스스로 해결했다고 생각한다. 그냥 뒀으면 지금까지도 안 냈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화성시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시민들께 감사드린다. 시민들께서 투표를 통해 ‘시장 임명장’을 주신 깊은 뜻을 마음에 새기겠다. 시장으로서 오직 우리 화성시민만을 바라보며 열과 성을 다해 일하겠다. 사회적 약자도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화성, 수준높은 문화와 풍요로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화성, 누구나 살고 싶어 하고 이사 오고 싶은 1순위 지역 화성을 만드는데 힘 쓰겠다. 화성시의 동ㆍ서간 개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동서균형발전 특별위원회’를 인수위 안에 설치하고자 한다. 그렇게 해서 생활권역에 맞는 정책을 시민과 함께 개발하고 공무원과 같이 추진해서 화성발전을 이끌겠다. 저는 동장 같은 시장, 아저씨 같은 시장, 시민과 공무원 모두와 소통하는 열린 시장이 되고 싶다. 시민과 아픔을 함께하는 인정 깊은 시장이 되겠다. <저작권자 ⓒ 모닝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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