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아침] 12월

김춘성 시인 | 기사입력 2022/12/07 [09:03]

[시(詩)가 있는 아침] 12월

김춘성 시인 | 입력 : 2022/12/07 [09:03]
 
/12월
 
 12월은 가슴 부딪혀
 맞선 나에게 고개를 숙이고
 마침내 참회의 무릎을 꿇는 달
 
 쓸쓸함도 외로움도 모두 내 잘못 
 반성에 저미는 가슴
 한숨 하나까지 일렁이는 바람
 
 12월은 그런 달,
 그래야 하는 달.
 
 가난한 우체통 안으로 쌓인 먼지까지 털어
 한 틈없이 용서받고 용서해야 하는 달
 
 먼저 고백하고 먼저 엎드려
 나를 용서 받아야 하는 달
 
 붉게 상기된 얼굴에 하얀 눈이 앉도록
 그저 잘못을 빌어야 하는 달
 
 생각해보라
 
 내가 나에게 얼마나 못할 대거리를 들이대었던가
 
 그런 나를 담아 둔 내 우체통의 가난함에 용서를 빌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12월은 막달
 
 이 달이 지나면 언제 참회하고 용서하고 기도할 수 있을 것인가
 
 내가 나에게 베푸는 마지막 구원의 달
 12월은 그런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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