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아침] 봄바람

김춘성 시인 | 기사입력 2023/03/17 [08:38]

[시(詩)가 있는 아침] 봄바람

김춘성 시인 | 입력 : 2023/03/17 [08:38]
 
/봄바람
 
 저 속에 무엇이 들어있길래
 머무는 자리마다
 지나간 자리마다
 두둥실 떠도는 것들 분분이 날아
 
 그가 있어 서성거려도
 그가 이미 떠나 허전 하여도
 
 저 바람 불면 
가슴이 펄럭거려
 누구든 산으로 들로 깃발이 날고
 누구는 아릿한 흔적으로 
 누구는 비릿한 냄새로
 
 영양실조 걸린 버드나무 가지들 현기증에 떨듯
 살랑 스치기만해도 까닭없이 
 어디든 날라가야 할 것만 같은 몸서리를 앓아야 할까
 
-김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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