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아침] 사월에

김춘성 시인 | 기사입력 2023/04/02 [10:25]

[시(詩)가 있는 아침] 사월에

김춘성 시인 | 입력 : 2023/04/02 [10:25]
 
사월에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길은 하늘길
 나뭇가지 사이로 길이 뚫린다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가 닦은 터를 출발한 발길이 힘차다
 쭉쭉 넘쳐나는 기세가 좌우로 뻗치며
핏줄을 뿌려댄다 
 
 온 하늘이 갈길이니 거칠 것이 없다
 가지 가지마다 팔벌려 뻗는대로 길이다
 
 가지는 푸른 핏줄로 뻗어 이윽고 잎을 흔들어댈 것이니 
 잎의 근육은 가지로 굵어질 것이다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길은 하늘길
 나뭇가지 사이로 길이 뚫린다
 
 점점 손에 잡혀오는 하늘
 점점 가까워 좁혀지는 하늘
 
 오월이 가까운 사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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