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의 색이 짙어지는 10월이다. 이른 한가위가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옷깃을 여미게 하는 바람만큼이나 절정을 향해 급행으로 달려가는 가을. 그 짙은 향이 가장 화려할 때 경기도를 걷는다. 그리고 기도한다. 가을이 머무는 숲과 길에서 그대를 위해.
[가을의 기도] 1. 포근한 가을의 축복 '화성 남양성모성지'
병인박해 때 수많은 무명의 평신도들이 생명을 잃은 곳으로 세월의 흐름에 잊혀 갔다. 그러나 1991년 한국 천주교 최초의 성모 순례지로 공표되며 사람들의 발길이 늘어나게 되었다. 매일 많은 신도가 찾지만 부산하지 않다. 그저 나지막이 들리는 기도 소리에 절로 숙연해지고, 잘 가꾸어진 정원과 숲이 성모의 품 같은 편안함을 줄 뿐. 경건하면서도 아늑한 곳이다.
천주교 신도가 아니라도 소풍 삼아 따스한 햇살 속 아름다운 가을풍경을 즐길 수 있어 좋다. 인근에 위치한 사강시장과 제부도 일대에선 제철의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대하와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주소: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남양성지로 112
붉은 기둥 위에 용이 내려앉은 일주문은 속세와 절집을 나누는 문이 아니라 마치 현실과 꿈의 경계라도 되는 양, 몽환적인 총천연색 절경을 내어준다. 그러나 놀라기는 아직 이르다.
가을이 머무는 숲길을 걸어 경내에 접어들면 비로소 웅장한 크기의 용문사 은행나무를 만나기 때문이다. 높이가 42m나 되는 동양에서 가장 큰 은행나무다. 추정 수령이 1,100년이 넘어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되었다.
용문사 은행나무는 많은 전설을 품고 있다. 의상대사가 들고 있던 지팡이를 꽂은 것이 이 나무로 자랐다는 이야기. 신라의 마지막 세자인 마의태자가 나라를 잃은 슬픔을 안고 심었다는 이야기까지. 특히 마을 사람들은 나라의 큰일이 있을 때 나무가 이상한 소리를 낸다며 신성시한다.
영험한 은행나무에 작은 소망을 빌어보는 것은 어떨까? 천 년을 넘긴 용문산의 수호신이 각별히 보살펴 줄지 모를 일이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의 휴식을 원한다면 고즈넉한 용문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체험해보는 것도 좋다.
주소: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782 <저작권자 ⓒ 모닝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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