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투데이=김현진 기자] 수원 ‘만석거’(萬石渠)가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ID)가 지정한 ‘세계 관개(灌漑)시설물 유산’으로 등재됐다. 길영배 수원시 문화예술과장은 11일(한국시각) 멕시코 멕시코시티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ID) 제68차 집행위원회에 참석해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 등재 기념패’를 받았다. 길 과장은 “정조대왕의 애민정신이 담긴 만석거가 222년 만에 국제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 유산으로 지정됐다”면서 “소중한 유산을 후대에 잘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제는 ‘일왕저수지’가 아닌 ‘만석거’라는 제 이름으로 불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으로 등재되려면 ‘건설기술에 있어 그 시대의 선도적 구조물’, ‘그 시대의 혁신적 아이디어’ 등 ICID가 정한 9개 등재 요건 중 1개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만석거는 4개 요건에 부합했다. 만석거는 ▲수갑(水閘)이라는 조선 시대 최고의 수리기술이 반영된 당대 선도적 구조물이었고 ▲백성들의 식량 생산과 농촌 번영에 이바지했으며 ▲건설 당시 아이디어가 혁신적이었고 ▲가을 풍경이 수원 추팔경(秋八景)의 하나로 불릴 정도로 역사 문화적으로 가치가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수원시는 지난해 ‘축만제’(祝萬堤)에 이어 ‘2년 연속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 등재’라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 관개 시설물이 ICID 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축만제가 처음이었다. 한국 관개시설물은 지난해 11월 축만제와 김제 벽골제가 등재됐고, 올해는 만석거와 당진 합덕제가 등재됐다. 이로써 한국의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 4곳이 됐다. ICID는 관개ㆍ배수ㆍ환경보존에 대한 새로운 기술을 연구ㆍ개발하고 국제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1950년에 설립된 비영리 국제기구로 UN 경제사회이사회ㆍ유네스코 등의 자문기관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 76개국, 20여 개 국제기구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69년 가입했고, 현재 (사)한국관개배수학회가 대표 역할을 하고 있다. ICID 관개 시설물 유산 등재 제도는 역사적ㆍ기술적ㆍ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는 관개시설물을 보호하기 위해 2012년 제정됐다. 올해 13개소가 등재되면서 현재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은 51개가 됐다. <저작권자 ⓒ 모닝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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