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삼월

모닝투데이 | 기사입력 2018/02/28 [23:10]

[詩가 있는 아침] 삼월

모닝투데이 | 입력 : 2018/02/28 [23:10]

 

 

 

 

 

/삼월三月(김춘성)

 

이 비 내리고 나면

정말이지 눈물 참지 않을 것이야

흐르지 못해 쌓여있는 것들

 

어쩌지 못해 서성거리는 것들

빙산의 푸른 서슬에 갇혀

검게 주눅들어버린 것들

저 깊은 안타까움까지 찾아들어

모두 한꺼번에 밀어, 허물어

 

녹둣빛 옷으로 갈아입고 나타날

툭 트인 벌판에 이르러

계절 그렇게 바뀌듯

깜쪽같은 표정으로 데워지는

땅위로, 더 높은 곳까지

굴곡진 지난 계절의 신열들

땀으로 끓어 올려

마침내 하늘 오르는 날을

그날을 시작할 것이야,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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