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기억공간 ‘잇-다’에서 학예사에게 수원의 역사 속 여성 이야기 듣는다

이동근 수원박물관 학예연구사, 김향화·안점순·이선경 삶 소개

신지현 기자 | 기사입력 2023/04/21 [11:13]

수원시, 기억공간 ‘잇-다’에서 학예사에게 수원의 역사 속 여성 이야기 듣는다

이동근 수원박물관 학예연구사, 김향화·안점순·이선경 삶 소개

신지현 기자 | 입력 : 2023/04/21 [11:13]

 

 

수원시가 20일 시민 문화공간 기억공간 ‘잇-다’에서 전시 연계프로그램 ‘학예사가 들려주는 그녀들의 못다 한 이야기’ 첫 번째 강의를 열었다. 이동근 수원박물관 학예연구사가 수원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여성 3인, 김향화·이선경·안점순의 삶을 소개했다.

 

김향화(1897~?)는 수원 지역 기생의 만세운동을 이끌었다. 1919년 3월 29일 기생 30여 명이 자혜의원에 건강 검사를 받으러 가다가 경찰서 앞에서 김향화의 선창에 따라 일제히 만세를 외쳤다.

 

이동근 학예사는 “김향화와 수원 기생들의 3.1운동은 관기의 후예와 전통 예능의 전수자로서 보여준 민족적 항쟁이었다”며 “또 일제의 강압적인 기생제도와 식민 통제에 대한 생존의 몸부림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선경(1902~1921)은 수원 학생들이 조직한 비밀결사단인 ‘구국민단’에 가입해 상해판 ‘독립신문’을 시내에 배포하며 시민들의 독립의식을 고취했다. 독립자금을 모아 상해 임시정부로 떠나려다 일제에 발각돼 옥고를 치르며 고문을 당했고, 석방된 지 9일 만에 순국했다. 19살 되던 해였다.

 

이동근 학예사는 “수원면 산루리 406번지에서 태어난 이선경은 ‘석방돼도 다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우겠소’라고 하며 19살 나이에 조국 독립을 위해 산화했다”고 말했다.

 

1928년 태어난 용담(龍膽) 안점순은 1941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끔찍한 고통을 겪었다. 해방 후 1946년 고향(마포구 복사골)으로 돌아와 홀로 지내던 할머니는 1992년 조카와 수원으로 이사 왔고, 1993년 8월 막내 조카딸 신고로 피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후 수요집회, 아시아연대회의 등에 참여해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하며 ‘일본군 성노예 문제해결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8년 3월 30일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이동근 학예사는 “안점순은 어린 시절의 끔찍했던 고통을 딛고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하고, 후손들에게 평화로운 나라를 물려줘야 한다’는 신념으로 평화를 향한 정의로운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며 “희망을 노래한 평화활동가”라고 평가했다.

 

기억공간 ‘잇-다’는 4월 10일부터 28일까지 ‘역사 속 여성인물’, ‘여권통문(女權通文)’를 주제로 한 국립여성사전시관 순회 전시를 개최한다. 역사 속 여성인물은 나혜석 등 8명의 여성인물을, 여권통문은 1898년 9월 1일 발표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을 소개한다.

 

4월 28일 오후 3시에는 한동민 수원화성박물관장이 ‘조선 최초의 여성 유화가 나혜석’을 주제로 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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