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장안구, ‘악성 민원’ 대응 모의훈련민원인 불법행위 급증 추세, 공무원 보호 및 다른 민원인 2차 피해 예방
지난 12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청 1층 민원실에서 때아닌 고성이 울렸다. 장안구가 민원 담당 공무원을 보호하고 다른 민원인의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진행한 ‘악성 민원 대응 모의훈련’ 현장이었다.
“선생님, 계속 이러시면 현재 상황을 녹화하겠습니다. 관련 법에 따라 처벌받으실 수 있습니다.” 담당 공무원의 차분한 응대에도 ‘모의 민원인’의 목소리는 커져만 갔다. 창구를 주먹으로 내리치고 의자를 발길로 걷어차는 등 위협 행위마저 이어졌다.
민원실 공무원들이 대응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웨어러블 캠, 휴대전화 등으로 녹음·녹화를 시작했고, 비상벨을 눌러 경찰서에 상황을 알렸다. 다른 민원인들을 안심시키고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키는 작업도 이뤄졌다. 3분 뒤 현장에 도착한 장안문지구대 경찰관이 폭언·폭행 민원인을 연행하는 것으로 훈련 상황이 종료됐다.
행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폭언, 폭행, 성희롱 등 전국의 민원인 불법행위가 해마다 급증 추세다. 2019년 3만 8천 건, 2020년 4만 6천 건, 2021년 5만 2000건에 이른다.
모의훈련 현장에서 만난 장안구 종합민원과 김민지 주무관은 “우리 동료들이 눈 질끈 감고 넘기는 것들은 집계조차 안 된다. 실제로는 통계 수치의 수십 배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시는 지난해 ‘수원시 민원업무담당 공무원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또 전 직원에게 악성 민원 유형별 대처 요령을 알리고, 피해 발생 시 변호사 자문·고소·고발·소송 등 법적 대응을 지원하며 민원 공무원 보호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최상규 장안구청장은 “우리 공직자들이 일터에서 안전을 위협받는 상황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며 “최상의 행정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시민들께서도 최고의 ‘민원 에티켓’으로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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