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뉴스제휴평가委 활동 잠정중단에 이중송고·기사형 함정광고 등 문제속출 제휴 언론사 입점평가 재개 목소리 대두
제평위 중립적 기구로 '일탈제재' 요구 '기사 베끼기' 메이저 언론까지 일상화 언론역량 후퇴…저작권 침해 방안 주문
[동아경제신문=이은실 기자] 건강한 온라인 뉴스 생태계 발전을 위해 탄생한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가 오히려 주관적이며 불공정한 시스템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평위는 언론사와 포털의 개선을 이끄는 중립적 기구로 운영돼야 하며 절차적 정당성을 강화한 제재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19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포스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전문가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포털 뉴스 제휴사업에 대한 발전 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박대출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개별 언론보도가 아닌 언론사를 심의해 제재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정량적인 평가 기준을 만들고, 네이버와 다음 포털에 입점할 언론사를 결정해 벌점을 매기고 불이익을 행사했다"며 "건강한 온라인 뉴스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취지는 사라지고 저널리즘의 발전을 가로막는 독단적인 제휴평가 시스템만이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윤두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공동 운영하는 자율 심의 기구임에도 정량평가 20%, 정성평가 80%로 자의적인 심사를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평가 결과나 회의록은 공개하지 않아, 중립을 지향하는 조직이 불투명한 심사과정으로 공정성 논란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주안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포털 뉴스제휴평가위 중단 그 이후'를 주제로 발제했다.
강주안 논설위원의 발표를 요약하면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 활동이 중단된지 4개월이 지났다.
포털 제평위가 멈추자 미등록된 인터넷신문이 포털에 이중으로 송고하기도 하고 기사형 광고에 함정 광고까지 잇따른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전 예고도 없이 스톱된 포털의 제휴 언론사 입점 평가를 재개해야 한다.
포털 뉴스를 개선하기 위해 언론사만 일방 제재할 것이 아니라 포털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 대두되고 있다. 상호 노력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상생TF' 제안이 지난 2017년 처음 발의됐으나 포털 양사가 반대 의견을 표하며 표결에서 부결된 바 있다.
'실검' 등 포털 귀책 사유를 지적하며 재발의했으나 표결에서 가부 동수로 부결 후 논의가 종료됐다.
포털사마다 특성이 다른 만큼 각 사가 자사에 적합한 언론사와 제휴하고 기준에 안 맞는 언론사는 계약을 해지하기도 한다. 네이버, 카카오 이외 포털사는 각 사가 결정해왔다.
포털사에는 뉴스 제공사의 위상에 따른 책임이 부여되고 포털 뉴스의 문제점에 대해선 정부 당국이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포털사는 언론사 퇴출 결정 등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제평위는 포털과 언론의 중립적인 위치서 일탈을 제재해야 한다. 특히 어뷰징, 선정성, 베끼기 등 포털 뉴스의 품질 저하가 심각한 상황에서 자율에만 맡길 경우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국민 다수가 포털 양사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현실이기에 뉴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언론사와 포털의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을 이끄는 중립적인 기구로 운영돼야 한다.
법원 결정을 반영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식 등으로 절차적 정당성을 강화한 제재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입점 심사는 포털사 자체에서 운영이 가능하다. 입점 심사의 경우 제평위 운영에서 상대적으로 논란이 적었던 분야로 중립적 기구가 아닌 포털 자체를 운영해도 충분히 가능하다. 위원 수를 대폭 줄여 전문가 위주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제평위도 30명 중 9~10명이 심사하는 구조이며 심사 기준에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등 객관적 지표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포털 뉴스 문제의 핵심은 베끼기 방치다. 포털 뉴스 품질 저하와 한국 언론 디지털 기사의 퇴보는 '베끼기'를 매개로 하는 공통점이며 실검에서 두드러진 기사 베끼기는 손쓰기 어려울 지경이다.
강 논설위원은 "공들여 쓴 기사나 프로그램을 그대로 베끼는 것이 일상화됐으며 많은 기자 인력이 취재 대신 베끼는 실정"이라며 "메이저 언론도 베끼기가 일상화됐는데 이는 마치 구찌에서 짝퉁 버버리를 서슴지 않고 파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강 논설위원은 "기자들이 노력을 쏟아 발굴한 기사가 제 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정착이 필요하다"며 "타 언론사 기사를 인용한 경우도 허용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 논설위원은 "저작권 침해 기사를 방치할 경우 포털에도 책임을 부과하고 이를 엄격 적용하면 어뷰징 기사 등 전부 제재 대상이 되며 가짜 뉴스도 베끼기 통해 무차별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논설위원은 "TV 시사프로그램이 발굴한 특종도 모든 언론이 그대로 베껴서 쓰는게 현실"이라며 "공들여 취재한 기사보다 베껴 쓴 기사가 포털에서 트래픽이 더 높게 나오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강 논설위원은 "그러나 제평위는 기사 베끼기 제재에 손을 놓고 있으며 포털은 '당사자가 표절 고발할 때'만 제재에 올리고 있어 베끼기 기사로 포털은 트래픽이 늘지만 언론 역량은 후퇴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논설위원은 "제평위는 포털과 언론의 상생 발전을 위해 한국 언론의 디지털 혁신에 조력자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강 논설위원은 "아웃링크에 인색하고 인링크 기사는 디지털 스토리텔링 불가한 등 언론사 혁신에 걸림돌"이라며 "구글의 뉴스 협력 모델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 논설위원은 "제평위 후속 기구는 제재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언론의 혁신과 질적 향상을 위한 정책도 발굴해야 한다"며 "세계 각국서 논의하는 저작권 이슈를 고려해 구글 등 아웃링크 서비스도 적절한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논설위원은 "포털의 뉴스 배열이 뉴스 품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여론 형성에도 핵심적인 요소"라며 "인위적으로 편집할 경우 언론사로서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 논설위원은 "알고리즘 노출의 경우 제평위 후속 기구 등에 투명하게 공개해 뉴스 품질 향상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하고 포털은 배열된 뉴스의 품질과 공정성에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에 이어 토론이 진행됐다. 상수종 전 YTN 보도본부장의 사회로, 김도연 국민대학교 교수, 김진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 강명일 MBC 노동조합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진세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사무총장이 참여했다.
한편, 포스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전문가 토론회는 박대출·윤두현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국민의힘 포털TF가 공동주최했다. 원본 기사 보기:동아경제 <저작권자 ⓒ 모닝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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