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 -김동초
양놈들의 르노와르 대표적 작품인 우마서먼 주연, “킬빌”에서 메가폰을 잡았던 쿠엔틴 타란티노감독의 대표작이다. 감독이름이 공룡이름과 비슷해서 기억하기가 쉽다. 이어 1992년도 그의 데뷔작인 “저수지의 개들”이 생각났다. 미국 독립영화의 전설이 되기도 한 작품이다. 94년엔 존 트라볼타의 펄프픽션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런 타란티노가 성숙기에 접어드는 2003년, 또 다른 영화인 “킬빌”에서 우마서먼이 일식집에서 일본 야쿠자들을 모조리 죽이는 장면이 오버랩되기도 했다. 피가 강물처럼 흐른다는 표현이 실감나는 장면이 많았다. 암튼 “아수라”는 내가 느꼈던 현실세상과 별반차이가 없어 한편으론 공감이 가기도 하는 영화였다. 배우들의 연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거의 모든 인간의 내면이 어둡다는 주제의 설정이 내게는 뼈아팠다. 어차피 안이나 밖이나 지옥이긴 마찬가지다. 그저 한 달에 굶어죽지 않을 만큼의 원고료나 기타 수입이 들어온다면 디오게네스처럼 살고 싶은데 약자의 변명인지 통 그게 쉽지 않다.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가 이정도로 개판인 세상이라면 방관자적 삶을 살아가는 처지에 아무리 후하게 생각한다 해도 내게도 일정한 책임이 있다고 느껴진다. 어차피 개념이나 의식자체가 없는 인간들에게 까지 이해를 구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이런 아수라같은 세상에서 이것저것 따지며 격식을 차리고 노력을 경주하기엔 심신이 너무 고달프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상당히 공감이 가는 말이지만 이젠 피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피하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바꿔 표현하면 이젠 누구를 설득하는 것도 지겹다. 아니 그런 생각을 갖는 내 자체의 문제성이 지겹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아수라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자신 안에 늘 내재되어 있기에 결국 나를 넘지 못하면 대부분의 인간은 늘 아수라의 연속일 가능성이 높다. 지금 돌아가는 지구촌도 결국은 아수라다. 북한의 애송이가 치는 무모한 장난도 가관이지만 중심도 없는 정치인들도 도찐개찐이다. 미국 넘들은 자신들의 핵은 너무 정당하고 여타 국가들의 핵은 용납을 하지 못하겠다는 얘기다. 일견 맞는 얘기 같지만 허벌라게 이기적이다. 인간보다 훨 쎈 존재가 내려다보면 정말 가관일 것이다. 누가 누구를 통제하고 탓한다는 얘긴가. 강자정의로 걍 내로 남불 그 자체다. 미국이나 러시아나. 중국이나 영국이나, 어찌 보면 다 자국위주의 정책이다. 어차피 역사의 기록과 삼국지, 그리고 성경도 승자의 기록이다. 이데올로기로 나눈 다지만 이런 물질 만능 주의 세상에선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나 민주주의나 자본주의가 모가 다른가. 이름만 다른 모두가 자국위주의 졸라게 이기적인 정책이 우선인 현실이다. 그런 인간의 절대숙명적인 속물적 이기주의 속에선 절대로 아수라를 벗어 날 수가 없다. 지루한 천당보다는 긴장의 연속인 지옥이 차라리 나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인간은 본능적으로 절대로 아수라를 벗어 날수 없을 것이다. 꼴들 좋다. <저작권자 ⓒ 모닝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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