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투데이=이지훈 기자] 최근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로 한반도 수종 구성에도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가 중부지방에서도 난대 상록수가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는 지난 2010년부터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연구소와 함께 ‘경기지역 기후변화 적응 및 탄소흡수 증진을 위한 수종육성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이 연구는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기후에 대응해 향후 조림시책과 산림생태계 안정의 방향을 모색하는데 목적을 뒀다. 무엇보다 경기도가 속한 중부지방은 기후변화로 인해 ‘낙엽성 참나무류’가 쇠퇴가 예상, 주요 먹이원 공급 부족은 물론 식물의 탄소 흡수량도 대폭 감소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연구소는 겨울철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는 난대수종 제주도산 상록 참나무류를 중부지역에 도입하는 가능성을 탐색해보는 연구를 추진하게 됐다. 연구는 상록 참나무류인 ‘참가시나무’, ‘종가시나무’, ‘붉가시나무’를 중부지역인 평택과 강화, 안면도, 충주 등에 총 1.2ha를 식자해 매년 4차례씩 생존량과 길이, 재적 생장량 등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구결과, 안면도에선 97%이상 평택에선 70~82%, 강화지역은 27~32%의 생존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안면도의 경우 재적(목재의 부피) 생장량이 210㎠ 이상으로 나타나 비교적 양호했다. 이에 연구소의 채정우 연구사는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경기도의 기후가 안면도와 유사해질 것으로 감안할 때, 경기도 해안과 도서지역에 난대상록수종의 도입의 적극적 검토가 가능해졌다”고 연구결과의 의미를 밝혔다. 연구에서는 생존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모색했다. 기피제 설치/미설치만을 비교해 본 결과, 전 수종의 생존률이 9배 이상 늘어났으며, 보호망 및 기피제 처리/미처리를 비교했을 때는 생존률이 6~70%에서 8~90%까지 증가했다. 또한 모니터링 결과, 난대지방 상록수의 고사원인이 동절기 저온이 아니라 그 후 찾아오는 건조가 직접적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소 측은 이번 연구가 ‘난대 상록수는 겨울에 경기도에서 살 수 없고 모두 얼어 죽을 것’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수목 생존율의 제고와 최적 생존환경을 규명하는 단초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강영제 박사는 “당장 난대상록수를 온대중부에 대단위 조림을 하기엔 어려움이 있지만, 기후 조건별 수목의 생존과 생량에 관한 데이터를 더 축적한다면 향후 기후변화가 심화될 때 어떤 조건에서 언제 무슨 수목이 식재가 가능한가를 정확히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연구소는 조성된 시험림의 관리와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기후변화 관련 공동연구를 제안·수행하는 작업을 지속 진행할 방침이다. 민순기 도 산림환경연구소장은 “참나무류는 열매는 물론 겨울철 잎이 야생동물의 먹이원이 될 수 있고, 최근 숲이 미세먼지·탄소 문제의 좋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번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기후변화 대비와 생태계 안정을 위한 선제적 연구를 진행, 장기산림시책 수립과 산림 소득 증대에 기여하도록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모닝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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