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내게 있는 행복

김춘성 | 기사입력 2018/05/04 [00:03]

[詩가 있는 아침] 내게 있는 행복

김춘성 | 입력 : 2018/05/04 [00:03]

 

내게 있는 행복 / 김춘성

 

마치 여행 온 것처럼

그곳에서 즐기는 휴식처럼

어쩌다 아주 조금씩 긴장도 하고

두려움이 없는 설레임으로 놀라기도 하며

달의 숨소리를 들으며

땅의 살결로 부서지는 볕의 파문을 보며

좀처럼 자라지 않다가도 어느날 부쩍 우거진 숲

속으로 드나드는 바람의 나래짓을 보며

어쩌다 비바람도 창문 밖으로 물끄러미 바라보며

모래밭을 핥는 포말의 아쉬움을 토닥여 주며

잠자리 찾아가는 갯벌과 갈매기를 지켜주며

넓고 깊은 방에 누워 달빛의 소리를

산을 내리는 이슬의 발자국 소리를

대숲 속 바람의 소리를

밤내, 부딪혀 스러지는 물의 소리들을

들으며, 들으며 인생 다 그런 것 만 아니라면

한 며칠이라도, 다만 며칠이라도

그렇게, 그렇도록 살아보는 것.

언젠가는, 기어이 그럴 것이라는 바램을 잃어버리지 않는

그것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