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시(詩)란

김춘성 시인 | 기사입력 2018/05/15 [00:22]

[詩가 있는 아침] 시(詩)란

김춘성 시인 | 입력 : 2018/05/15 [00:22]

 

/시詩란     -김춘성

 

시란, 갑자기

마음이 확 트여야 하며

가슴이 콱 막혀야 하며

불현 창피해 얼굴이 달아올라야 하며

그저 다행이라 가슴 쓸어내려야 하며

염치를 찾아 행복해야 하며

무엇에도 꿇리지 않아야 하며

그냥 편안해야 하며, 때로는 다짐을 굳게도 하며

한 번 데이면, 타는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야 하며

막연하게 쓰고, 막연하게 느끼고, 막연과 막연이 만나

찌릿한 전류를 함께 흐르며

 

그럼에도 하여간 

쉽고, 짧아야 한다. 

건방지지 않아야 한다.

 

쓸데없이 비비꼬아가며

지들끼리만 돌아다니면

더. 더. 더

안. 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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