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란 -김춘성
시란, 갑자기 마음이 확 트여야 하며 가슴이 콱 막혀야 하며 불현 창피해 얼굴이 달아올라야 하며 그저 다행이라 가슴 쓸어내려야 하며 염치를 찾아 행복해야 하며 무엇에도 꿇리지 않아야 하며 그냥 편안해야 하며, 때로는 다짐을 굳게도 하며 한 번 데이면, 타는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야 하며 막연하게 쓰고, 막연하게 느끼고, 막연과 막연이 만나 찌릿한 전류를 함께 흐르며
그럼에도 하여간 쉽고, 짧아야 한다. 건방지지 않아야 한다.
쓸데없이 비비꼬아가며 지들끼리만 돌아다니면 더. 더. 더 안. 된. 다. <저작권자 ⓒ 모닝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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