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워라밸

김춘성 | 기사입력 2018/03/27 [19:48]

[詩가 있는 아침] 워라밸

김춘성 | 입력 : 2018/03/27 [19:48]

 

 

/워라밸

 

생의 트랙을 수십 바퀴나 돌아

흰색 띠로 치장한 별이 보이면

이제 마지막 스퍼트를 해야 하는데

저편 피니쉬라인 위로 웅장한 전광판

팔딱거리는 영상들이 바삐 흐른다

스타트라인부터 왕왕대던 소리들이

죽은 듯 멎어 대 침묵의 열반에 든다

 

헐떡임을 죽이고 멈췄다

 

전광판 위로 솟은 피뢰침 꼭지

파란 하늘 날개로 앉은 콘도르

가, 보인다

그 광활한 눈을 보며 아주 느리게

느리게 걷는다

몇몇 바람들이 휙휙 지나가지만

그것들이 무엇이나 된다는 것인가

 

생을 밟고 삶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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