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어느 봄날

김춘성 | 기사입력 2018/03/28 [10:20]

[詩가 있는 아침] 어느 봄날

김춘성 | 입력 : 2018/03/28 [10:20]

 

/어느 봄날

 

햇볕 사르르 들며나는 어머니 등 위로 오르던 아직은 어린 아지랑이 

 

함께, 흔들리던 손톱만한 꽃잔디 눈을 보며 엄마는

'참 이쁘다'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긴 숨을 마셨던가 내쉬었던가

 

어머니는 "꽃이 가슴 속부터 나도 모르게 이뻐지면 그때부터는 늙어가는 것이라는데"

라고, 혼잣말을 하셨다.

 

여기저기 비틀비틀 아장아장 꽃들이 찾아 오는데

 

우리 어머니 오른 나비는 아직 보이지 않네

 

작년 이맘때는 힘차게도 오시더만

지난 겨울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것인가

 

꽃들이 피는데

 

내가 왜 이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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