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김춘성
비가 내리면 생활에 더케진 이별들의 무늬가 뜸했던 상처가 도드라져 드러나
비 오는 날에는 그동안 감당했던 여러 이별들이 얼굴을 씻고 하나씩 눈에 어른거린다
여러갈래로 내린 빗줄기가 여러가지 사연들을 벗겨내고 또는 이별의 여러 사이를 메꾸려 종일, 또는 억세게 내리기도 하지만
그래봐도 그 많은 노력은 모두 어디로 흘러 숨어버리고
오히려, 빗물에 씻겨 드러나는 모습을 거리를, 솟아오르게 할 뿐
장마가 계속되는 동안 나를 떠올릴 그사람을 생각하며 진득하게 이것을 견뎌야만 하는 것이다 <저작권자 ⓒ 모닝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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