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화폐의 허리 -김춘성
한 번 꺾인 화폐의 척추는 젖은 그대로 피딱지가 굳어 여간해서는 허리를 곧추려 하지 않지 젖혀진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더는 비루해지지 않으리라는 결기가 있는 것이야 밥벌이의 거룩한 비굴함에 달라 붙어버린 치사함과 굴종의 서릿발 서린 몸부림을 어느 누가 감히 탓 할 수 있다는 것인가 젖은 화폐 한 장을 세어 넘긴다는 것은 고귀한 굴욕을 일으켜 세우는 일이어서 피땀으로 굳은 하루를 넘기는 역사인 것이야. <저작권자 ⓒ 모닝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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